한국 중국

아젠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아젠다

아젠다

연구목표
연구요약
기대효과

연구목표

  인류가 문자생활을 영위한 이래 기록물의 효용성은 단순히 개인과 집단 내외부간 의사소통의 편의성에만 머물지 않았다. 인간의 감성을 체계적이고 풍요롭게 기호화하는 작업으로부터 각종 지식과 정보를 생산·가공·유통하는 모든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문자라는 콘텐츠를 담는 기록도구의 변천 또한 지식과 정보의 양과 전달의 속도 및 보급의 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고, 나아가 국가 또는 지역의 문화적 동질성을 擔持하는 터전으로 작용하였다. 따라서 문자와 이를 기록하는 기록도구 및 이를 통해 산출된 각종의 기록물은 역사적 기억의 저장 공간으로서 이를 공유한 국가 또는 지역의 문화적 동질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작용하였다.


  한자문화권으로 분류되어 온 전근대 동아시아의 기록문화에 대한 이해와 연구는 한국·중국·일본·베트남 등을 정치적 경계를 허물고 동질적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일종의 인문학적 플랫폼이다. 따라서 그간 많은 연구자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한자를 매개로 형성된 전근대 동아시아 기록문화에 대하여 서지학·문헌학·판본학·인쇄출판학 등의 차원에서 다대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간 국내에서 진행되어 온 기록문화에 대한 연구는 주로 ‘紙質記錄物’에 집중되어 왔다. 연구 대상 역시 조선시대의 문헌자료 위주로서, 그 이전 시기의 기록문화에 대한 연구는 미약한 편이다. 그 이유는 고려시대 및 그 이전 기록물의 잔존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고학적 발굴의 증가와 더불어 낙랑 및 삼국시대 유적지에서 문자자료 및 필기도구가 적지 않게 발굴되고 있다. 특히 기원전 1세기 낙랑유적에서 12세기의 고려시대 해양유적에 이르기까지 1천여 매의 木簡이 출토되었다.


  이처럼 한반도에서 木簡의 출토사례 증가는 기존 지질기록물 중심의 기록문화의 연구대상 시점과 영역을 기원전 1세기 한반도 북부에까지 넓혀야 한다는 논리적 귀결로 이어진다. 이것이 본 연구팀이 기존 지질기록문화에 선행하는 ‘기록문화의 원류’인 목간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게 된 계기이다. 종래 지질기록문화에 대한 연구의 심화를 위해서라도 그간 자료의 부족으로 인하여 공백으로 남겨진 기원전 1세기부터 삼국과 통일신라시대 및 고려시대에 이르는 시기에 제작 사용된 목간 중심의 기록문화에 대한 연구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한반도 출토 목간의 형태와 용도 및 내용이 중국에서 출토된 목간과 흡사할 뿐 아니라 용도별 형태와 서사격식 등의 측면에서 일본 목간의 선구를 이루고 있음이 최근 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이는 곧 목간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의 고대 기록문화가 중국과 일본의 그것과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반도의 고대 기록문화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위해서는 그것의 연구범위를 중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고대 동아시아 기록문화의 영역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본 연구단은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발굴된 약 40~50만매의 춘추전국·진한·위진 시대의 목간과 약 7~9세기에 사용된 약 40만매의 일본 출토 목간에 대한 연구로 그 대상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는 목간 중심의 고대 동아시아기록문화의 원류에 대한 총체적 고찰로서, 이를 통하여 목간이라는 기록물을 기반으로 형성된 동아시아 고대사의 역사상을 새롭게 복원하는 한편, 유학과 불교를 비롯하여 동아시아사의 내면을 관통하면서 이를 지탱한 지적 네트워크의 형성과 확산의 양상에 대해서도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단이 수행코자 하는 이 연구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서 학술사적 의의가 작지 않다. 또한 본 연구단이 견지하는 이상의 문제의식은 근래 역사학계의 화두로 대두하고 있는 일국사적 관점의 편향성을 보완할 뿐 아니라 한국고대사를 고대 동아시아세계의 발전을 추동하는 핵심 동력기지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죽간과 목간을 중심으로 한 고대 동아시아의 기록문화의 원류와 이에 기초한 동아시아 삼국의 지적 네트워크의 형성과 확산에 대한 문명사적 探源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기원 전후한 시기부터 시작되어 기원후 8~9세기까지 전개된 한·중·일 삼국의 목간 중심으로 전개된 고대 동아시아기록문화의 양상을 상호 비교분석의 방식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사업 제1단계(2019~2021년)의 주제는 「동아시아 기록문화의 원류를 탐색하는 토대연구의 단계」로서, 이 지역에서 고고학적으로 발굴된 고대 문자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정리함으로써 본 연구의 심화단계인 제2단계(2022~2025년) 연구의 수월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구 1·2년차에는 「고대 동아시아에서 발굴된 목간자료를 내용별로 정리·분류」’하고, 3년차에는 「한·중·일 출토 목간의 漢文書寫 방식에 대한 비교 연구」 및 「4~5세기 이후 목간과 종이가 병용되는 시기의 기록문화의 변화 양상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1단계 연구의 주요 연구결과물로서 참여연구원의 개별 연구물의 발표와 더불어 「동아시아 출토 목간자료 총람」(총5권)과 「동아시아 목간사전」(총2권)을 간행하고자 한다. 전자는 동아시아지역에서 출토된 목간자료의 발굴 상황과 그것의 형태 및 내용을 요약 정리한 자료집으로서, 동아시아 기록문화의 원형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국내외 최초의 출토 기록물 자료집이 될 것이다. 후자는 기존 한·중·일 각국에서 발행한 자국 중심 ‘木簡字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서, 지금까지 동아시아에서 발굴된 모든 목간의 문자를 총 망라하여 그 字形과 의미를 상호 비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향후 발굴될 목간의 釋讀과 해석에 필수적으로 참고하는 ‘辭典’의 형태로 제작할 것이다.


  연구 2단계는 「동아시아 기록문화의 원류에 대한 심화 연구의 단계」로서, 목간 중심 기록문화권의 형성과 전개 양상을 고대 동아시아의 지적 네트워크의 형성과 확산 차원에서 살펴보고, 나아가 고대 동아시아의 역사상을 구성하는 중요 ‘史實’을 목간에 기재된 내용에 대한 주제별 분석을 통하여 살펴볼 것이다. 이 작업은 고대 동아시아세계가 공유한 정치·사회·문화적 측면의 역사적 경험의 실상을 재구성하는 심화 연구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4년차에는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법제와 행정제도」, 5년차에는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사상과 정신세계」, 6년차에는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 민간사회」, 7년차에는 「고대 동아시아 기록물의 전승과 지적 네트워크」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다. 2단계의 연구 성과는「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법제와 행정제도 연구」,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사상과 정신세계」,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민간사회」, 「고대 동아시아 기록문화 연구총서」등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연구의 심화를 위하여 참여 연구원의 개별 연구와 공동 세미나 및 워크숍, 그리고 문자자료의 實見을 위한 답사 활동을 진행할 것이다. 아울러 7차례의 국제학술회의의 개최와 국내외 학술단체 및 연구기관과의 학술교류를 진행함으로써 연구의 심화와 국제화를 도모할 것이다. 그리고 효과적 연구의 수행을 위하여 개별 분산적 분과학문의 폐쇄적 연구를 탈피하고, 동아시아학 연구에 최적화된 융복합적 인문학 방법론을 개발·적용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본 연구에서는 동아시아 목간학 전공자는 물론이고, 한국어문학·고고인류학·역사학·고문자학·서지학·사전학 등 분과학문 전문연구자간의 협업을 통하여 소기의 연구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본 연구단은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죽간·목간을 중심으로 전개된 고대 동아시아의 기록문화와 이를 매개로 형성된 동아시아 세계 공통의 歷史像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연구의 성공적 수행으로 다음과 같은 결과를 기대한다.


  우선, 종래 동아시아지역을 하나의 ‘역사체’ 또는 ‘문화권’으로 상정한 연구가 다수 있었으나 이들 연구는 대부분 단편적이고 영성한 문헌자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특히 한국학계의 기록문화에 대한 연구는 제지술과 더불어 금속 또는 목판 활자 기술의 진보에 따라 종이 서적의 출판이 보편화된 고려와 조선시대의 기록문화, 그리고 동시기 중국과 일본의 기록문화와 비교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紙質記錄 이전 시기의 기록문화에 대한 연구는 미약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경향은 중국과 일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따라서 본 연구가 지향하는 紙質記錄文化 이전 죽간과 목간을 중심으로 전개된 고대 동아시아 전체의 기록문화에 대한 연구는 이 방면 최초의 연구로서 동아시아 학술사에 중요한 의의를 지닐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에는 기록문화와 관련된 여러 분야의 국내외 전문 연구자가 대거 참여함으로써 분과 학문의 폐쇄적 연구 관행과 ‘一國史’ 중심 연구의 편협성을 지양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방법과 문제의식은 종래 한·중·일 고대사학계 및 기록학계의 학문적 소통의 부재를 해소하고, 국가별로 개별·분산적으로 진행된 연구로 인하여 초래된 측면도 없지 않은 "한·중·일 삼국간 역사전쟁류"의 재발을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한다.


  본 사업의 결과 연구원 전체가 생산하는 논문은 190 편, 저술은 총6종13권(「동아시아 출토 목간자료 총람」(총5권), 「동아시아 목간사전」(총2권),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법제와 행정제도 연구」,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사상과 정신세계」, 「목간에 반영된 고대 동아시아의 민간사회」, 「고대 동아시아 기록문화 연구총서」(총3권)가 될 것이다. 이들 논저는 본 연구의 학술사적 의의뿐만 아니라 동아시아학을 전공할 학문후속세대의 양성과 연구소의 위상 제고, 나아가 일반 대중들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의 고양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동아시아 출토 목간자료 총람」과 「동아시아 목간사전」은 서적 형태는 물론 DB로도 제작·보급함으로써 전문 연구자에게 연구의 수월성을 제공함과 함께 학문후속세대에게는 입문서로서의 역할도 할 것이며, 나아가 인문학 애호가의 동아시아 기록문화에 대한 심층적 이해의 기회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본 사업에 참여하는 학과의 대학원 석박사과정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구보조원에 대해서는 연구 활동의 보조 인력으로서만이 아니라 이들이 건실한 학문후속세대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즉, 문헌과 출토 기록물의 수집과 정리에 참여시킴으로써 학술정보의 수집과 분석 능력을 함양케 하고, 나아가 국제학술대회와 세미나·워크숍 및 국내외 학술답사에 동참케 하여 향후 독자적인 전문 연구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처럼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게 될 연구보조원에 대한 교육활동은 향후 동아시아학의 발전을 담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상의 연구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본 사업을 수행하는 경북대 인문학술원은 동아시아학의 융복합 연구모델의 개발과 확산을 주도하고, 이를 통하여 한국인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연구소로 성장할 것이다. 나아가 인문학술원은 거시적·통합적 동아시아학 연구의 기반을 다짐으로써 향후 세계적 수준의 동아시아학연구의 핵심기지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